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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이야기 (칼럼)

[칼럼] 애플 WWDC2013 그리고 일주일 - iOS7 디자인.


# 애플의 WWDC2013 그리고 일주일.

 정확히 일주일 전, 애플에서 WWDC2013을 개최했고, 늘 그랬듯이 CEO가 주도하는 키노트(프리젠테이션)가 진행되었습니다. 애플은 OSX Mavericks, iOS7, Mac Pro, Macbook Air 2013 등을 발표했고, 특히 iOS7은 발표 직후, 일주일 동안 수 많은 관심과 질타, 토론 등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사실 블로거라면, 발표 직후에라도 구시렁거려야 맞는 거겠지만, 닉네임이 괜히 까만거북이가 아니겠지요. 일주일 동안 많은 글들과 영상, 이야기들을 네트를 돌아다니며 챙겨 잡은 후인 지금에서야 글로 정리해봅니다. 이보다 더 지나면, 그나마도 정리할 것 같지 않아요.(...)

 아래 본문부터는 존칭을 생략하고, 제 생각을 정리해봅니다. 더불어 중간중간 관련 링크를 소개하며, 마지막에 제가 보면서 스크랩한 네트의 링크들을 나열해보겠습니다. 

 그 전에 'The Verge'에서 10분으로 정리한 키노트 유튜브와 정리한 좋은 글들을 첨부합니다.




# iOS7의 디자인은 성숙의 단계.

iOS 7 first looks & hands on - TodaysiPhone

 iOS7의 이야기가 바다 넘치듯 쏟아져 나왔다. 동일 시간대에 세계 굴지의 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소니(SONY)가 프리젠테이션과 함께 신제품들(XBOX One, PS4)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IT 관련 소식에는 iOS7에 대한 이야기들, 칼럼, 뉴스가 쏟아져 나왔다. 디지털 홀릭인 나를 향해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아쉽게도 사람들은 애플까기 대회라도 참여한 듯한 대한민국 언론의 말에 귀기울이고 있었다. 유튜브에서 동영상 한번 보는 것이 훨씬 시간을 압축하고,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겨우 스크린샷 한장을 보고는 iOS7을 봤다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발표 후 일주일이 지난 지금, iOS 7의 디자인은 성숙의 단계라는 결론을 내렸다.



# iOS7의 사라진 스큐어모피즘.

 '스큐어모피즘'이라는 용어를 대중들에게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던 아이폰. 이제 스큐어모피즘을 버렸다. 현실을 디지털 세계에 반영하는 그것은 책을 넘길 때의 종이 느낌을 나게도 하고, 라디오의 볼륨 버튼을 조절하듯, 버튼 디자인을 구현하거나 심지어 아이폰을 기울였을 때, 버튼의 그림자가 현실처럼 빛의 모양따라 돌아가는 미세함을 제공했다. 정말이지 미친 것 마냥 정말 미세하게까지 디자인에 집착했던 아이폰은 아니, 애플은 이제 스큐어모피즘을 버렸다. 과연 우려일까.


 스큐어모피즘은 사용자에게 처음에는 신선함과 흥미로움을 안겨주지만, 결국 싫증이 나게 되어 있고, 다수의 사용자가 기능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속도나 구현면에서 답답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물론, 애플의 팬들은 이런 애플의 세심함에 반하기도 하지만, 세상 모두가 그렇듯 '적당함'이란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 언제까지 애플이 팬들만(!) 배려해야 하는가.애플의 세심함은 계속 유지해야하고, 더 발전시켜야 하지만, 그것을 스큐어모피즘에 활용하는 것이 아닌 전체적인 디자인 철학에 그 역량을 부어야만 한다.


 궁극적으로 스큐어모피즘은 애플의 디자인 철학인 통일성을 방해한다. 애플은 그 동안 자사의 하드웨어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함께 기획하였고, 그 다음 자사의 전 제품들의 디자인을 통일시키는 기획을 진행하였었다. 때로는 그것이 과하기도, 때로는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되기는 했지만, 전체를 잡는 철학 때문에 애플의 제품에는 애플 로고가 없어도 애플이다라는 것이 보이곤 했다. 

애플의 맥 제품군과 OSX의 '파인더', '텍스트 편집기'

하지만, iOS는 그 동안 아이폰 내의 기본 애플리케이션 사이에서조차 통일성이 없었다. 특히 '메모' 앱과 '게임 센터' 등은 과도한 스큐어모피즘으로 아이폰 정확히는 iOS와 따로 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폰에 대한 디자인 철학에 호평을 내렸던 것은 전체적인 UI의 통일은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이폰 출시 초기에는 당시 이런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곳은 애플이 유일했고, 심지어 지금까지도 사실 '메모' 앱 그 자체만 보면 심플하면서 예쁘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진득한 디자인이었다. 하지만, 애플은 한단계 더 나아가서 맥이 그러했듯 이제 통일성을 주는 작업이 필요하고, 그에 걸맞게 나아갔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지금의 iOS7은 성숙한 디자인이라는 평을 내렸다.


iOS6 와 iOS7 - 모든 이미지는 기본 앱과 홈 화면 스크린샷.


iOS6 와 iOS7 - 제각가인 iOS6와는 다르게 흰색 계열로 통일된 iOS7.



# 사라진 볼록볼록 버튼 디자인.

 아이폰은 터치 인터페이스의 스마트폰 대중화를 터뜨린 폰이고, 그 중심에는 터치 인터페이스에 걸맞는 UI를 설계했고, 그 중심에 스큐어모피즘과 함께 철학이 들어 있었다. 특히 버튼과 같이 뭔가 사용자가 액션을 주어야만 하는 것들을 도드라지도록 마치 3D 인듯 디자인한 세심함이 묻어 있었다. 

출처: [링크] 5   See Apple's Remarkable Evolution From iOS 6 To iOS 7   Co.Design  business + innovation + design

 아이폰 출시, 2013년으로 벌써 5년차가 되어 가고 있다. 애플은 WWDC에서 지금까지 총 6억대의 iOS 디바이스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6억.. 아이폰 이후, 터치 기반의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는 수도 없이 팔려나갔고, 이제 사람들은 터치 인터페이스가 결코 어색하지 않다. 이제 사람들은 버튼이 있을만한 곳에 어디 있는지 안다는 뜻. 따라서 꼭 버튼인 것은 전체 디자인을 방해하면서까지 티내지 않더라도(..) 사용자들은 버튼인 것을 인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애플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애플은 알려져 있다시피 휴먼 인터페이스 가이드라인을 80년대부터 제시했던 회사이고, 이것은 iOS까지 이어져서 전체적인 인터페이스가 동일하도록 꾸준히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왔었다. 예를 들면, 이전 단계로 가는 버튼은 왼쪽 상단에 배치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버튼은 오른쪽 상단에 배치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 오랜 작업 덕분에 실제로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수 없이 많은 앱들을 받아도 그닥 어려움 없이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흐름이 없었다면, iOS7은 성숙의 단계를 밟지 못했을 것이다.



# 아이콘에 대한 비난. 

 사실 iOS7의 비난은 홈 화면에 배치된 아이콘에서 시작되었다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사실 WWDC 이전부터 루머라고 돌던 이미지가 실제 iOS7의 아이콘이었다니 발표 직후 나 역시 충격이었다. 덕분에 전세계에서 비난이 쏟아졌고, 각국의 디자이너들이 직접 디자인한 아이콘들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애플에서는 차후 공식 버전에 탑재될 개선된 iOS7의 아이콘들을 선보이기까지 했고, 현재의 아이콘 디자인은 마케팅팀이 허겁지겁 작업한 디자인이다라는 뉴스까지 등장했다.

 중심이 되었던 디자이너, "Jonathan Ive(조나단 아이브)가 간을 보았다."라는 평이 일주일 동안 지켜본 바의 결론이다. 아이콘 디자인의 중심이 바뀌는 것은 분명하지만, 심지어는 일부러 이렇게 이슈화를 시킨 것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이다. 본래 애플은 때때로 팬심을 이용하면서 이슈화를 시키기도 하니까. :/



# 베낀 건 어쩔꺼냐.

 사실 이번에 디자인이 전체적으로 바뀌면서 많은 기능 추가는 반가운 일이지만, 결국 베낀 듯한 디자인은 어쩔꺼냐라는 말이 내 입에서도 절로 나왔다. 분명 다른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애플은 저렇게 디자인했는가..

출처: [링크] 케이벤치 - 노키아, '애플 iOS7' 윈도우폰 디자인 따라했다!

 전화가 오는 화면은 딱 보았을 때, 대체 왼쪽 오른쪽 어디가 아이폰인지 알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멀티태스킹 부분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다른 대안은 정말 없었던 거냐! 하고 할 때, 대안을 말하고 싶었다.

 애플의 맥 OSX에는 'Mission Control(미션 컨트롤' 이라는 훌륭한 기능이 내장되어 있다. 하나의 모니터를 다중 모니터와 같이 나눠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인데, 아래와 같이 전체화면으로 사용하는 앱은 앱의 아이콘을 화면과 함께 배치하였다. 더 이상의 언급은 생략한다. (이런 대안이 있는데도 왜 그랬을까. 애플도 이제 디자인의 한계를 느낀걸까?)

OSX 'Mission Control' 스크린샷


# 마무리

 아직 출시도 되지 않은 제품(iOS7)을 가지고 갑론을박했지만, 결국 애플은 이번 iOS7 발표를 통해 전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수 있었다. 그것이 비난이라 하더라도 그것 또한 애플의 관심이며, 애플의 위상을 다시 한번 체크해보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동시에 디지털 홀릭과 전세계 IT기업들은 또 한번 고민에 빠졌다. 어느 길이 맞는 길이냐.



포스팅 끝.
2013년 6월 18일, 화요일.
별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