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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 1.0 글 모음/Diary

[일기] 3주간의 여정을 끝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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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느껴졌지만, 결국엔 짧았던 약 3주간의 여정.


초과 근무 내역서를 작성하는 내 모습은


사회 생활 초짜인 것이 분명했다.



내 순수성을 파괴한 것들.


내 꿈을 두번째로 잡아주신 아버지.


아무리 실컷 봐도 질리지 않는 한강.


서울의 야경은 화려했다.



이수영의 목소리가 다시 달콤해진 요즘.


버스에서 앉자마자 이수영의 2.5집 '그녀에게 감사해요'를 재생시켰다.


난 이수영이든 QUEEN이든.


라이브 앨범이 너무도 마음에 든다.



퇴근 시간에는 여지없이 서울은 마비가 된다.


강남을 빠져나와 올림픽대로를 타는 데에만도 1시간.


난 이수영 목소리에 취해 꾸벅꾸벅 잠이 들었다가..


문득 눈꺼풀을 들었다.


아르바이트 마지막날의..


이제는 보기 힘들지도 모르는 서울의 야경을.


눈에 찍어둬야겠다란 생각이 들었는지도..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자.


참 운이 좋게도 곧바로 선유도 공원의 멋진 야경을 볼 수 있었고.


곧이어 하늘공원의 높다란 기둥을 볼 수 있었다.


서울의 야경은 빛나고 빛났으니.


그 내면에는 피곤에 찌든 서울 사람들과 차들이 굴러가고 있었으나.


그 외면만큼은 내 2004년과도 같았다.



왠지 유치하게 들리는 이수영의 하얀마음 백구 OST는 정말 오랜만에 들어본다.


자우림 6집 'Ashes to Ashes'를 재생시킨다.


여기서부터 인천까진 대략 한시간.


오랜만에 6집을 들을 수 있는 기회 아닌 기회다.


4집에 이어 2년만에 발랄한 5집을 내놓았던 자우림.


그들을 발랄해지고 신나는 음악을 들려주는 것 같아 기쁘면서도 안타까웠다.


뒤이어 김윤아는 결혼을 하고..


이제 자우림에 기대하지 말아야하나..라고 생각하던 중.


6집이 등장했다.


자우림 앨범의 총체적 집합, 6집.


그녀가 가사를 지을 때 의미를 넣었는지 내가 의미를 넣는 것인지..


나는 그것에 의문을 넣고 싶지 않다.


그건 내가 김윤아를 의심하는 꼴일테니.


결국 그것은 내가 순수성을 파괴받았듯이 내가 김윤아 그녀에게도 마찬가지가 되는 것이다.


음악을 사랑하라.


나는 문득 A3000을 부숴질만큼 꽉 잡아든다.


음악도 나를 사랑하느니.


하지만, 내가 쓸떼없이 노래에 의미를 넣고 있다면 그것은 무의미한 것은 아닐까.



6집 역시 가운데쯤 내 마음을 쓰리게 하는 9번 트랙. '6월 이야기'를 넣어주고..


왜 하필 6월이어서 나를 잠들지 못하게 하는 걸까..


라는 생각에 머리가 빠지려고 하다..


뒤이어 들리는 10번 트랙 '위로'를 들으며 나는 다시 마음 편해진 채 잠에 들 수 있었다.


그녀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하기를..


그러나 잊혀질 수 없기에.


곱씹을 뿐이로다.



3주간의 길지만 짧았던 여정.


그것의 막이 내려졌다.


난 수많은 것을 깨달을 것이라는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오히려 나를 측은하게 보는 기회가 되었지만.


그런 기회를 주신 아버지께 감사드리며.


나는 다시 한번 그의 아들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되었다.


마지막의 자우림 6집을 들으며 집에 오는 길은 화려했다.


이런 마무리는 그럴싸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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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거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