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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야기

[사용기] 애플 블루투스 키보드 & 매직마우스 <2/2> :: 합격 미달점, 매직마우스.

애플 블루투스 키보드와 매직마우스.

 안녕하세요, 까만거북이입니다.
 이 글은 애플 블루투스 키보드와 매직마우스의 사용기를 이야기하는 글로 아래 링크의 이전 글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링크] 까만거북이의 달리는 이야기    [사용기] 애플 블루투스 키보드 & 매직마우스  1     필수품, 키보드.




매직 마우스 (Magic Mouse).

굿 디자인.

 매직 마우스. 일명, '마법 쥐'라고도 불리는 이 마우스는 지금까지 출시된 몇 안되는 애플의 마우스들 중 가장 진보된 제품입니다. 디자인으로 보나 기능으로 보나 그러하지요. 외형 디자인 이야기를 하지 않고 넘어가려고 했으나, 결코 그럴 수 없는 제품들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누가 보더라도 이 매직 마우스는 깔끔함 그 자체이며, 애플 블루투스 키보드와는 달리 전면에 보이는 애플 로고로부터도 애플에서 만들었음을 그 누구라도 단번에 알 수 있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즉, 매직마우스는 굿 디자인(Good Design)입니다.


But, 배드 디자인.

 하지만, 매직 마우스는 굿 디자인일까요? 디자인이란 애플에서 이야기하듯, 제품을 보고, 단번에 '쿨!'이라고 외칠 수 있는 것을 디자인이라 하지 않습니다. 그와 동시에 실용적이고, 효율적으로 작업 즉, 본질을 해결할 수 있어야만 굿 디자인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시점에서 매직 마우스는 배드 디자인(Bad Design)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납작한 형태의 마우스 디자인은 최악의 그립감(제품을 쥐었을 때, 손에 착 감기느냐의 여부)을 자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마우스로 유명한 로지텍(Logitech)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제품 디자인을 보면, 다수의 사용자들이 왜 그들의 제품을 선택하는지 알 수 있지요. 디자인을 위해 희생했다 하더라도 결국 매직 마우스는 실용적인 디자인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점이 정말 이해되지 않습니다. 키보드는 실용성과 디자인 모두를 잡았는데, 왜 마우스만 저런 디자인의 제품을 내놓았을까요? 과연 애플 직원들도 매직 마우스를 잘 이용하고 있는 걸까요?

 이렇게 평이 좋지 않았는 데에도 불구하고, 구입해보았던 것은(물론 중고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제 특유의 마우스 운지법(...)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마우스를 꽉 쥐지 않고, 마우스에서 살짝 떨어져 거의 손가락만으로 마우스를 조작합니다. 마우스에 큰 힘을 주지 않기 위해서이지요. 게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 정도로도 충분히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손목 받침대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매직마우스는 전면을 터치 디바이스로 감싸고 있습니다. 맥의 기능을 마우스에서 터치로 구현하기 위한 디자인이었고, 소프트웨어적으로 잘 디자인하여 우수한 감도를 자랑하는 듯 했지만, 요상하게도 손가락을 많이 올려놓으면, 반응이 조금 굼뜨는 것만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더군요.

 그래도 인간의 적응의 동물이라도 사용에는 큰 지장이 없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엉뚱하게도 제 새끼 손가락이 저려옴을 느꼈지요. 새끼 손가락이 오른손 전체를 지탱하고 있는 모양 때문에 저려왔던 것이지요. 이전에도 이런 형태로 마우스를 쥐고 있었는데, 왜 문제일까 싶어서 사용하던 삼성전자의 마우스로 다시 사용해보면서 스스로를 관찰했습니다. 결국, 마우스를 움직이지 않을 때에는 스스로 마우스 위에 손을 얹어놓는 제 자신을 발견했고, 매직마우스는 특유의 얇은 디자인으로 손이 안전하게 마우스 위로 착륙(!)하지 못했던 것이지요.



생각보다는 무거운 디자인.

 동시에 AA 건전지 2개가 들어가는 매직마우스는 일반 마우스와는 달리 무겁기까지 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블루투스 마우스가 무겁기야 하겠습니다만, 생각해보면, 로지텍의 마우스들 중 몇몇은 그보다 작은 AAA 건전지를 이용했던 것을 생각해볼 때,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물론 아래에서 이야기하겠지만, AAA 건전지를 이용했다면, 그 높은 전력 사용량을 감당하지 못했을 테지요. 게다가 애플의 이전 블루투스 마우스에서는 건전지를 하나만 넣어도 작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는데, 매직 마우스에서는 그런 설계를 채택하지도 않았습니다.


전면의 터치 디바이스.

 여기까지 오신 분들이라면, 아시다시피 매직 마우스는 전면에 터치 디바이스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검지와 중지 손가락이 닿는 부분 뿐만 아니라 애플 로고가 있는.. 그야말로 전면 모든 부분이 터치 디바이스입니다. (터치 스크린이라고 할 수는 없지요..)

 덕분에 애플에서 의도하고자 했던 기능들은 꽤 그럴싸하게 작동했습니다. 맥OSX 라이언(Lion)에서 맥북의 트랙패드를 이용하면, 손가락 두개로는 스크롤과 이미지 크기 조정 정도가 가능하고, 손가락 세개로는 드래그, 네개로는 지금 열려 있는 모든 앱의 윈도우와 가상 모니터를 한꺼번에 보여주는 '미션 컨트롤(Mission Control)' 기능 구현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기능들을 매직마우스로 구현하고자 했던 것인데, 예를 들면, 매직마우스에서 스크롤은 한 손가락으로 전면의 앞 부분부터 뒷(아래) 부분까지 훑으며 내려오면 됩니다. 뿐만 아니라 두 손가락으로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쓸며 지나가면, 웹브라우져에서 '뒤로 가기' 기능이 작동하지요. 물론, 그 반대도 가능합니다. 그 외에 손가락 두개를 터치하면, 미션 컨트롤 기능이 작동됩니다.

 저는 매직마우스 구입을 단지 이 기능을 이유로 구입하였습니다. 맥북에어의 트랙패드는 손목에 미묘하게 부담을 주고 있었고, 마우스는 사용해야겠는데, 마우스를 쥐고 있는 손으로 미션컨트롤을 작동시키고 싶었지요.

 하지만, 사용해본 결과 딱히 효율적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손가락 두개를 터치해서 작동하는 미션컨트롤 기능이 생각보다 잘 작동되지 않는 것 같아 보였고, 매직 마우스의 전면은 트랙패드보다 부드럽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손가락을 쓸어 올리거나 내리거나 하는 일이 번거로워졌지요. 결정적으로 트랙패드와는 달리 마우스라는 특성 때문에 마우스를 쥐고 있는 상태에서 터치를 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아마, 위에서 이야기했던 마우스 위에 손을 안전하게 착륙시키는 것은 이 이유 때문에 하지 못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도저도 아닌 기능 구현이 되어버렸고, 덕분에 매직 마우스보다 가격이 비싼 '매직 트랙패드'를 따로 구입하는 것을 고려해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클릭은 터치가 아니라는 점.

 실컷 터치 디바이스를 이야기했는데, 이 이야기는 조금 따로 해야할 것 같아 단락을 달리 해보았습니다. 매직 마우스는 전면을 터치 디바이스로 디자인했지만, 결정적으로 클릭 자체는 기계적인 클릭 버튼으로 구현해놓았습니다. 아, 이 무슨...

 맥북에서 트랙패드를 이용하다보니, 윈도우즈에서 마우스를 이용해 클릭 버튼을 누르는 것조차 어색해졌지요. 맥북의 훌륭한 트랙패드 덕분에 검지 손가락에 큰 부담이 없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왜 매직 마우스는 터치 디바이스를 적용하고도 클릭은 버튼으로 구현했을까요. 보통의 마우스와 마찬가지로 버튼을 꾹 눌러 클릭해야만 합니다. 아마, 다른 애플리케이션이나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면, 해결이 가능하겠지만, 소프트웨어적으로 튜닝을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마우스 감도.

 위에서 이야기했던 매직 마우스 구입 이유와 더불어 매직 마우스의 구입은 이 이유도 있었습니다. 분명히 오프라인 애플 리셀러 매장에서 만졌던 바로는 훌륭한 감도를 자랑했던 것만 같았는데, 차분히 혼자 사용해보면서 만져본 매직 마우스의 감도는 딱 맥 특유의 감도 그 자체였습니다.

 맥의 마우스 감도가 우수하다, 윈도우즈의 마우스 감도가 우수하다라는 문제를 떠나서 윈도우즈의 마우스 감도가 딱딱 끊어지는 맛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다르게 말하면 정확하게 또는 정직하게 움직인다고 표현할 수 있지요. 매직마우스는 절대 그런 감도를 내지 않습니다. 전형적으로 맥이 갖고 있는 마우스 감도를 자랑하고, 저의 경우, 오히려 트랙패드를 이용해 미세하게 움직이는 것이 가능할 만큼 마우스의 감도는 형편 없었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표현은 제 개인적인 느낌이므로 참고만 하시길 권해 드리며, 직접 사용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열악한 배터리 성능.

 뭐,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매직 마우스의 높은 전력 사용량.. 정도가 되려나요. 매직 마우스는 AA 건전지 2개를 먹으면서도 알려진 바에 의하면, 한 달 이상을 잘 가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전면 터치 디바이스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덕분에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사실상 휴대성이 높은 마우스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인 것만 같습니다. 저야 한달 이상을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수어 시간 사용하면서 배터리 사용량을 체크해보았는데, 블루투스 키보드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터치 디바이스에 항상 전류가 통하기 때문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결과: 합격 미달점, 매직 마우스.

 그다지 좋은 평을 남기지 않았네요. 아마 기대를 많이 했던 기기여서 그러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높은 가격대는 구매자로 하여금 자연스레 기대를 하게 만들지요. 과연 그 어떤 마우스가 10만원 가까이하면서 휴대용 케이스조차 주지 않는 걸까요. (-_ㅡ;; )

 지금에 와서 매직 마우스의 대안은 3가지로 압축되었습니다.
 먼저, 첫번째는 애플의 최고봉 입출력 악세사리인 '매직 트랙패드(Magic TrackPad)'. 트랙패드는 위에서 이야기해듯이 이미 맥북에어에서 사용한 트랙패드로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그 넓은 터치 판만으로도 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매직마우스가 아닌 로지텍 혹은 마이크로소프트의 5만원대 이하의 마우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 두 회사의 제품들은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맥용 드라이버를 설치하면, 윈도우즈의 마우스 감도에 가깝게 움직인다고 하네요. 왜인지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은 과연 그러할 것만 같습니다.

 세번째는 오픈마켓에서 볼 수 있는 매직 마우스를 닮은 아리따운 디자인의 마우스입니다.;; 조금 황당한 대안이기는 하지만, 사실 매직 마우스의 강점은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그 예쁜 디자인이지요. 하지만, 그 가격 대비 실용성이 떨어진다면, 놀랄만큼 저렴하면서도 비슷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는 제품으로 구색을 채우는 편이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스크롤 휠을 갖추면서 매직 마우스와 비슷한 디자인을 한 마우스부터 애플 로고까지 판박이로 따라한 마우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미테이션 제품들이 여러분들의 지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응?)



무엇보다 먼저 사용해보길 권하며..

 이렇게해서 매직 마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끝으로 두 제품의 사용기를 줄여봅니다. 제 사용기가 구입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바이지만, 무엇보다도 직접 사용해보길 권장합니다. 특히 매직 마우스의 경우,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더욱 직접 사용해보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이 악평을 내리는 사용자들이 있는 반면에 괜찮다..라고 평을 하시는 분들도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10만원에 가까운 제품을 덜컥 구입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 동호회 커뮤니티 웹사이트나 카페에서 매직 마우스의 경우, 중고 거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니, 중고로 한번 사용해본 뒤, 괜찮다는 판단이 섰을 때, 새 제품을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 역시 중고로 구입하였습니다. :)
(귀뜸이지만, 중고로 매직마우스는 약 5만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조금이라도 제 글이 도움되었기를 바라며, 그만 글을 마칩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하세요. :)



참고 (REFERENCE)

[링크] Apple Magic Mouse - Apple Store (Korea)


포스팅 끝.
2012년 7월 10일 화요일.
비가 총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