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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거북이의 첫 사회생활 이야기..그 일곱번째. <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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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운전은 감이다.

아르바이트 내내 하는 일은 관공서 PC 설치였으므로 99%의 시간을 외근으로 보냈습니다.
또한 그에 맞게 차를 타는 시간도 상당했죠.
보통 다마스를 주로 타고 다녔습니다.

아래 사진은 다마스2 참고 사진입니다.
(출처는 디시인사이드.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시다시피 위 사진에 있는 차가 다마스2입니다.
제가 타고 다닌 다마스는 흰색이었죠..@@;;

그건 그렇고..
회사 업무용으로 쓰이는 저런 차량들은 멀쩡한 차들이 없더군요.
방향을 알리는 깜빡이가 고장난 것은 기본이었고..(;;)
라이트 고장도 있었고..
속도가 80이상 안나가는 차량도 있었으며..
에어컨이 되는 차량은 5대 중 1대.

위까지는 옵션이니까(;;) 애교로 넘어갑니다만..
이유없이 시동 꺼지는 차량부터..
핸들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차량..(;;)
클러치의 유격이 없는 차량..
기어가 걸리는 느낌이 없는 차량.,
브레이크가 의심쩍은 차량..(!?!?!?)

정 고장났다싶으면 카센터로 가는 차량이 몇 있었지만, 일단 기본 옵션은 깜빡이 고장이었습니다. ;;
차량 대부분이 10만km 이상을 달렸으며 아이러니하게도 유일하게 에어컨이 나오는 차량은 23만km를 달렸더군요.

그럼에도 부제를 운전은 감이다..라고 적은 이유는 직원들의 운전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거의 구제불능의 차량을 모는 데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은 나름대로의 감을 이용해 운전을 하더군요.

올해 3월에 1종 보통 면허를 취득한 저는 아직까지 운전이 감이다..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머리로 이러이러하면 이렇게 되겠지..라는 식의 절대 초보 운전의 절정이지요. ;;흑

실로 머리로 이러이러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건 가상운전때문입니다.
이유인즉..
블로그에도 종종 올렸다시피 저는 레이싱 게임 'Need for Speed Underground 2'를 즐겨 합니다.
(줄여서 NFS UG2..;;)
레이싱 게임은 3D 아닌 3D이기 때문에..
한 코너, 코너를 돌 때마다 그 코너에 맞는 적정량의 속도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하죠.
차의 스펙에도 그 영향은 끼치기 때문에 처음 레이싱하는 차량일 경우 4륜인지 후륜인지 전륜인지를 레이싱 초반에 재빨리 파악한 후 코너의 적정 속도를 인지해야 가능합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처음 모는 차를 처음 보는 코스에서 레이싱하게 되면 감당하기 힘들죠..;;)

그건 그렇고..

그래서 어릴 적(어릴 적이라 해봐야 고딩때..;;)
아버지께 여쭤본 적이 있었습니다.

 "아빠, 나는 차를 몰려면 코너마다 적정 속도를 인지해야 돌 지 안돌지를 아는데, 아빠는 운전 할 때 그 적정 속도를 어떻게 알아요?"

 ...??

 "아니, 나 레이싱 게임할 땐 그 적정 속도를 알기 힘들단 말예요."

 "너 소리 끄고 기어 올릴 수 있어?"

 "네? 아뇨.."

 "그거야. 현실에서의 운전은 '감', '느낌'이란 게 있지. 관성력이란 걸 무시할 수 없어. 너는 기껏해봐야 화면 즉 눈, 시각에만 의존하고 있으니 그 속도를 매일 외워야 운전이 가능한거지. 현실에서의 운전은 달라."

 "오호..@@;; "


저 얘기를 들은지가 아마 2년 전..
오호.. 하고 지나쳤던 이야기를 이제야 몸소 이해했군요.

사실 아버지 말씀이 모두 맞는 것은 아닙니다.
실로 F1 레이싱에서는 코너마다의 적정 속도와 코스를 정확하게 인지해야 최고의 기록이 나오게 되며..
NFS UG2 에서와 같은 스트릿 레이싱(공도에서 달리는 레이싱.)에서도 코너마다의 적정 속도를 인지해야 최고의 기록이 나올 수 있습니다.
(제가 여쭤봐서 나온 아버지의 답은 그냥 일반 운전에서의 답..;;
이라고 하기에도 애매모호한 건 현실에서는 앞의 속도계가 없더라도 몸이 그 속도를 알고 있으니..)

얼마 전 클러치를 밟을 때의 느낌을 말해보라면..
(클러치를 밟기 전) 클러치를 밟았을 때의 엔진룸 내부를 머리로 상상한다. ( -> 바보;;)
(클러치를 밟은 후 1초 경과) 머리로 상상한 느낌이 발로 전해온다. 신기함 그 자체. ( -> 여전히 바보;;)
(클러치를 밟은 후 3초 경과) 그 느낌이 온 몸으로 전해오면서 무언가 이상한 소름을 느낀다. ( -> 바보에서 탈피중;;)
(클러치를 밟은 후 5초 경과) 운전은 감이다..라는 공식이 머리로 전해오면서 핸들을 다시 잡는다. (핸들을 여유롭게 잡으면서 바보에서 탈피 완료.)
(10초 경과, 클러치에서 발을 살짝 뗀 후) 차가 앞으로 나가자 겁을 먹지만 차와 교감을 시도한다. 머리로는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
(15초 경과) 기어와 손이 연결되는 느낌을 받는다.

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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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오늘은 머리가 무거워 주저리주저리 대충 마무리. (-_ㅜ;;)



(+ 보충)
아! 갑자기 포스팅할 얘기가 생각나 다시..

아르바이트 마지막 주에 느낀 것이지만..

차는 반드시 새 차를 사야한다.
차가 고장나면 그 때 그 때 수리해야 한다.

위 두가지..
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능도 아니요, 튜닝도 아니요, 기능도 아닙니다. (오디오는 당연히..;;)
바로 안전.
그에 따라 그 때 그 때 수리해야 하는 것이 곧 목숨을 지키는 일이더군요.
더불어 새 차를 사야한다고 한 건..
그렇게 업무용으로 쓰인 차들이 대충 그럴싸하게 수리되어 중고로 팔린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
(다마스 말고도 베르나나 마티즈, 소나타, 아반떼 등도 회사차로 있었으니..)


. . .



까만거북이의 첫 사회생활 소감문 일곱번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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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거북이]